[동아사이언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584&aid=0000000198
전세계 우주과학자들이 회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회의 참석을 위해 먼 길을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 VR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만 착용하면 바로 회의장으로 입장한다. 과학자들은 달 표면을 꾹꾹 눌러 보면서 토론을 하다가, 국제우주정거장 구석구석을 둘러보기도 한다. 회의가 열린 곳은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이 결합된 ‘공존현실’이다.
‘공존현실(Coexistent Reality)’이 실현된 미래에 펼쳐질 모습이다. 공존현실은 현실과 가상 공간이 합쳐진 공간에서 사용자들이 실제와 같이 서로 느끼고 교류하는 것을 말한다. 시각과 청각, 촉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고, 여러 사람이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가상 및 증강, 혼합 현실과 차별화된다.
공존현실 실현을 위한 기술이 한 자리에 모인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 테크 페어 2018’이 30일과 31일 국립과천과학관 창조홀에서 열렸다. 가상세계와 원격세계를 현실처럼 느낄 수 있는 원천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CHIC)’의 7년 간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연구단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비롯해 고려대, 한양대, 상명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2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안상철 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 박사는 2분 동안 사람 몸을 스캔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아바타 모델링 기술을 공개했다. 회전하는 판 위에 올라서면 카메라가 상하운동을 하며 신체를 스캐닝한다. 이후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관절 및 눈, 치아, 손가락 등 자세한 부분까지 표현된 아바타를 5분에 걸쳐 생성한다.
KIST 안상철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3D 아바타 모델링 기술을 시연 중인 모습. - 이혜림 기자 제공
완성된 3D 아바타는 형상 정확도가 10㎜ 수준으로, 실제 모델인 사람과 거의 똑같다. 손가락 움직임이나 얼굴 표정과 같은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할 수 있고, 3D 프린팅도 가능하다. 또한 VR 및 AR 분야의 체험 콘텐츠 및 교육 서비스 분야와 원격 회의 등에도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상철 박사는 “3D 프린터, 가상 환경 서비스 보급 등으로 3D 아바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빠른 시간 안에 정교한 아바타를 만드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유일하며, 현재 5분 걸리는 생성 시간을 1분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공존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만드는 세계 최초의 지도 작성 기술도 발표됐다. 도락주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3차원 공간을 실제 그대로 스캔해 가상공간에 3D 모델로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도락주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3차원 공간 스캐너 로봇. 전시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 - TeeVR 영상 캡처 제공
기존 3차원 지도 제작을 위해 공간을 스캔하려면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방식을 이용했다. 따라서 평면적인 시각 정보만 제공 가능하다. 반면 도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공간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스캐닝하는 방식이다. 가방처럼 사람이 등에 메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기기나 로봇을 활용해 이동하면서 연속된 공간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3차원 공간 지도가 작성된다. 알고리즘을 통해 작성된 공간 지도의 오차는 5㎝ 이하다. 이렇게 작성된 지도에 색을 입히면 실제 공간을 그대로 구현한 3차원 실감 지도가 완성된다.
도 교수는 “사진은 부분 정보를 수집하는 수준이므로 기존의 3D 지도는 이용에 한계가 있다”며 “반면 이 기술을 통해 만든 실감 지도는 실제 그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이 가능할 정도로 어떤 공간이든 완전히 똑같은 모습을 지도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항에서 길을 안내하는 서비스나 문화재 및 박물관 공간 정보 저장 등에 활용 가능하다”며 기술 적용 분야를 소개했다.
KIST 박정민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가상물체 조작 기술을 활용해 만든 큐브 게임을 체험 중이다. - 이혜림 기자 제공
이밖에도 가상현실 속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체스 게임이 가능한 기술, 손가락의 움직임을 측정해 가상현실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시스템, 근전도 신호를 기반으로 동작을 예측하는 기술 등을 기술 페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혜림 기자 pungnibi@donga.com]
[동아사이언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584&aid=0000000198
전세계 우주과학자들이 회의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회의 참석을 위해 먼 길을 온 사람은 아무도 없다. VR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만 착용하면 바로 회의장으로 입장한다. 과학자들은 달 표면을 꾹꾹 눌러 보면서 토론을 하다가, 국제우주정거장 구석구석을 둘러보기도 한다. 회의가 열린 곳은 현실공간과 가상공간이 결합된 ‘공존현실’이다.
‘공존현실(Coexistent Reality)’이 실현된 미래에 펼쳐질 모습이다. 공존현실은 현실과 가상 공간이 합쳐진 공간에서 사용자들이 실제와 같이 서로 느끼고 교류하는 것을 말한다. 시각과 청각, 촉각, 후각 등 다양한 감각을 느낄 수 있고, 여러 사람이 교류하고 협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가상 및 증강, 혼합 현실과 차별화된다.
공존현실 실현을 위한 기술이 한 자리에 모인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 테크 페어 2018’이 30일과 31일 국립과천과학관 창조홀에서 열렸다. 가상세계와 원격세계를 현실처럼 느낄 수 있는 원천 기술 개발을 주도하는 ‘실감교류인체감응솔루션연구단(CHIC)’의 7년 간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연구단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을 비롯해 고려대, 한양대, 상명대,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2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안상철 KIST 영상미디어연구센터 박사는 2분 동안 사람 몸을 스캔해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할 수 있는 아바타 모델링 기술을 공개했다. 회전하는 판 위에 올라서면 카메라가 상하운동을 하며 신체를 스캐닝한다. 이후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관절 및 눈, 치아, 손가락 등 자세한 부분까지 표현된 아바타를 5분에 걸쳐 생성한다.
KIST 안상철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3D 아바타 모델링 기술을 시연 중인 모습. - 이혜림 기자 제공
완성된 3D 아바타는 형상 정확도가 10㎜ 수준으로, 실제 모델인 사람과 거의 똑같다. 손가락 움직임이나 얼굴 표정과 같은 섬세한 표현이 가능해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할 수 있고, 3D 프린팅도 가능하다. 또한 VR 및 AR 분야의 체험 콘텐츠 및 교육 서비스 분야와 원격 회의 등에도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안상철 박사는 “3D 프린터, 가상 환경 서비스 보급 등으로 3D 아바타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빠른 시간 안에 정교한 아바타를 만드는 기술은 세계적으로 유일하며, 현재 5분 걸리는 생성 시간을 1분까지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공존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만드는 세계 최초의 지도 작성 기술도 발표됐다. 도락주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3차원 공간을 실제 그대로 스캔해 가상공간에 3D 모델로 생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도락주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개발한 3차원 공간 스캐너 로봇. 전시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 - TeeVR 영상 캡처 제공
기존 3차원 지도 제작을 위해 공간을 스캔하려면 360도 촬영이 가능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방식을 이용했다. 따라서 평면적인 시각 정보만 제공 가능하다. 반면 도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공간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스캐닝하는 방식이다. 가방처럼 사람이 등에 메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기기나 로봇을 활용해 이동하면서 연속된 공간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된 정보를 컴퓨터 프로그램에 입력하면 자동으로 3차원 공간 지도가 작성된다. 알고리즘을 통해 작성된 공간 지도의 오차는 5㎝ 이하다. 이렇게 작성된 지도에 색을 입히면 실제 공간을 그대로 구현한 3차원 실감 지도가 완성된다.
도 교수는 “사진은 부분 정보를 수집하는 수준이므로 기존의 3D 지도는 이용에 한계가 있다”며 “반면 이 기술을 통해 만든 실감 지도는 실제 그 장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이 가능할 정도로 어떤 공간이든 완전히 똑같은 모습을 지도로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항에서 길을 안내하는 서비스나 문화재 및 박물관 공간 정보 저장 등에 활용 가능하다”며 기술 적용 분야를 소개했다.
KIST 박정민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가상물체 조작 기술을 활용해 만든 큐브 게임을 체험 중이다. - 이혜림 기자 제공
이밖에도 가상현실 속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체스 게임이 가능한 기술, 손가락의 움직임을 측정해 가상현실과 상호작용이 가능한 시스템, 근전도 신호를 기반으로 동작을 예측하는 기술 등을 기술 페어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이혜림 기자 pungnibi@donga.com]